내가 꿈꾸던 순간도 일상이 되면 그 꿈의 현실이 보이기 마련이다. 좋았던 점 혹은 마음에 들었던 점보다는 싫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일 또한 마찬가지다. 하루의 3분의 1 이상을, 내 인생의 3분의 1 이상 혹은 반 가까이를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현실적으로 일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마주하게 된다. 오늘은 그 꿈에 가려져 있던 이면, 즉 영어강사의 단점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한다.
*목차
- 스케줄이 자유롭지 못하다
- 에너지 소모가 크다
- 건강관리하기 어렵다
스케줄이 자유롭지 못하다
학원강사는 프리랜서로 분류되기 때문에 스케줄이 자유로울 것 같지만 실제로 스케줄 조절하기 까다로운 직업이다. 기본적으로는 학원과 1년 단위로 계약하기 때문에 실제 업무 환경은 프리랜서와 직장인 그 중간쯤에 해당된다. 그렇다 보니 휴가의 개념이 일반적인 직장과 다르다. 물론 요즘은 일반 직장처럼 반차, 연차 등 휴가를 제공하는 학원도 있지만 아직까지 보편화되지 않았다. 다시 말해, 학원에서 휴가는 내가 원할 때가 아니라 학원에서 쉬는 날에 맞춰 쉬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 스케줄에 맞춰 여행을 가거나 생일, 결혼 등 가족 행사에 맞춰 스케줄 조정하기가 쉽지 않다.
보통 학원에서 휴가라고 말하는 건 여름방학, 겨울방학을 이야기한다. 학원마다 차이는 있지만 여름방학의 경우는 7월 말에서 8월 초, 겨울방학은 12월 말에 새해까지 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여행을 가려면 주말과 이 시기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문제는 이 시기가 여행 성수기라는 것이다. 비수기를 노릴 수 없는 강사이기 때문에 여행을 가려면 금전적 부담도 클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많은 선생님들이 매번 내가 편할 때, 좀 쌀 때 여행을 가면 좋겠다고 말한다.
사실 여행보다 더 큰 문제는 아플 때다. 물론 다른 일도 중요한 일 혹은 프로젝트가 있으면 쉴 수 없지만 학원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없다. 내가 출근하지 않으면 수업이 펑크가 나는 구조다 보니 아플 때조차 출근해 수업을 해야 한다. 요즘은 대타를 인정해 주는 곳도 있다곤 하지만 시간 내에 대타를 구하는 게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많은 선생님들이 아파도 '뭐 어쩌겠어, 수업해야지.'라는 마인드를 갖고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예전에 같이 일했던 강사에게서 '링거를 꼽고 수업하는 동료를 본 적도 있다'는 일화를 들은 적도 있다. 지금 일하는 곳에서도 선생님이 심하게 아프셨지만 수업을 대신할 사람이 없어서 쉬는 시간에 엎드려 있다가도 종이 치면 수업을 하러가는 걸 본 적도 있다.
에너지 소모가 크다
강사의 큰 단점 중 하나가 에너지 소모가 크다는 것이다. 육체적으로 힘든 것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꽤 힘든 직업이다. 강사의 특성 상 앞에서 큰 소리를 내야 하거나 집중시킬 만한 에너지를 뿜어내거나 높은 텐션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그런데 수업이 끝이 아니다. 행정적으로 해야 하거나 또 수업 외적으로 신경 써야 할 부분들이 많다 보니 일이 끝나고 나면 육체적으로 지치는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나와 시간을 보내는 건 학생들이지만 학생과 학부모 모두에게서 신뢰를 얻고, 소통해야 하기 때문에 정신적으로도 꽤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 특히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는 게 꽤 어렵다. 학생들과 소통하면서 나에게 마음을 열게 하면서 또 학부모에게 우리 아이를 케어하고 관리한다는 느낌을 줘야 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학생들의 현 상태를 공유하면서도 학생들이 나에게 말을 할 수 있는 여지는 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학생들이 더 이상 나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말하지 않거나 학부모가 그 상황을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적정선을 찾는 게 필요하다. 또한 학생과 학부모의 바람을 모두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행동을 잘 대처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학생들을 공부시키고, 학습적으로 향상되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공부에 대한 의지가 있는 학생보다는 없는 학생이 더 많기 때문에 그 아이들에게 학습 의지를 불어넣고, 또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쉽지 않다. 그럼에도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또 실력이 나아지거나 성적으로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거기서 오는 에너지 소모 또한 무시할 수 없다.
건강관리하기 어렵다
앞서 두 가지 단점을 합치면 건강에 무리가 가기 쉬운 직업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아파도 쉴 수 없다 보니 몸에 무리가 가고, 일 자체가 에너지 소모가 크기 때문에 아프기 쉽다. 뿐만 아니라 내 몸을 건강하게 지킬 수 있는 환경과 거리가 멀다. 일단밤 늦게까지 근무하다 보니 생활 리듬이 깨져서 면역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아이들이 하교 후, 학원에 오다 보니 저녁 시간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 학원마다 다르긴 하지만 대부분 저녁 시간이 피크 시간대이기 때문에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저녁 시간이 있다고 하더라고 시간이 짧다 보니 급하게 먹어서 체하는 사람이나 역류성 식도염을 달고 사는 강사도 많다. 이런 환경 때문에, 지금껏 강사 일을 하면서 저녁을 먹지 않는 강사들도 많이 봤다. 실제로 건강 상의 이유로 강사 업계를 떠난 사람도 많다.
오늘은 강사로 일하는 것에 어떤 단점이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단점이다 보니 자연스레 안 좋은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고, 이 이야기를 들으면 이 업계에서 어떻게 일하지 싶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학원 업계의 조건이 다양하고, 또 그 속에서 자신과 잘 맞는 환경을 찾을 수도 있기 때문에 미리 포기하기 보다는 이런 현실을 바탕으로 나는 무엇을 중점으로 두고, 강사 생활을 해야 할지 고민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다음에 또 예비 학원 강사, 영어 강사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들고 찾아오겠습니다.